대학 졸업한 불법 체류자

1.  졸업 비자 신청

졸업 비자 신청해야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나는야 이 구역 밀림의 왕 🦁,

인턴 하느라 바쁘다는 이유로 이래저래 미루다 보니 어느새 2월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온 한 통의 메일을 발견했는데 내용이 심상치 않다.

   

....return home? 이 메일을 확인한 날짜, 2월 10일. 이미 28일 지남ㅋ

사실 나 지금 불법체류자...? ㅈ됐다

 

원래 나는 7월 학기 시작+ 4년 코스 기준으로 입학해서 처음 학생 비자 받을 때 2021년 7월 - 2025년 8월 만료 비자로 받았다. 그런데 그리피스 3학기제 특성상 3월 학기 입학생들이랑 똑같이 2024년 12월에 졸업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비자가 예상보다 더 빨리 만료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2025년 8월까지 유효한 줄 알았는데 졸업하면 학생 비자도 빨리 끝난다는 현실. 법무사님께 여쭤봤는데 다행히 저 메일 날짜처럼 28일안에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학기 끝난 이후 3개월 안에는 신청해야 된다해서 3월 전에만 하면 됐었다. 

   

2. 신청 서류 목록

동기들이 준비해야 하는 서류들 많으니까 미리미리 하라고 했었는데 진짜 많았음...

영어 시험 비용 이나 매주 나가는 의료보험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비자 신청 과정 자체에 드는 비용만 무려 $2,697이다.

Form 80작성이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리는데, 그냥 개인 정보 입력 수준이 아니라 총 19장의 페이지에 걸쳐, 최근 10년간 거주 기록, 지난 경력 (회사명, 근무 기간), 호주 입국 이후 모든 거주지 기록, 지난 10년간 해외 출국 기록까지 다 적어야 한다. 

  

Form 80

그 중 제일 오래 걸린 건 지난 10년간의 출입국 기록 적는 거였는데, 한국에서 출입국 기록서를 떼면 출국 날짜랑 입국 날짜만 나와서...어느 나라 갔었는지는 내 기억력으로 해결해야함.....

  

++++ 여담

작성해야 될 게 너무 많아지니 나중에는 귀찮아서'44. Do you know details of your parents?' 질문에 솔직히 부모님 디테일 모를 수 있지 않나 하고 No 라고 체크해서 냈는데 안된다고 까임. 다 작성하긴 해야하나 봄...(당연한 소리) 

 

3. 신체검사

앞에 서류들을 다 제출하면 비자 신청 확인 메일 (Application status - Received)과 함께 신체 검사 요청 메일(Application status - Health examination required)이 도착한다. 이 때부터 브릿징 비자(Bridging A visa)가 발급되며, 불법체류자 신세를 면할 수 있다. 신체 검사 예약은 가까운 병원에 예약하면 되는데 보통 Bupa medical center로 많이들 예약하는 듯하다. 신체 검사 요청 메일에 HAP ID가 적혀있는데, 신체 검사 예약시 필요하니 꼭 확인해야 한다.

신체 검사 서류 목록 (2025년 2월 20일 기준)

(2025년 2월 20일 기준) 한국은 결핵(TB) 검사 요구 국가여서(킹받음) 과거에 호주 학생비자 신청 시에 TB 검사 결과지를 제출했었지만, (약대 졸업) 졸업 임시 비자(485 비자) 신청 시에는 TB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 이 부분이 같은 Bupa Medical Center라도 센터 지점마다안내가 달라서 헷갈렸다. 어떤 지점에서 한 동기들은 TB 검사가 필수라며 추가 비용 약 $100을 요구했지만, 내가 했던 Robina 센터에서는 한국이 TB 검사 요구 국가이긴 해도 PR(영주권) 신청 시에만 검사 결과가 필요하고, 졸업 임시 비자 신청 시에는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약대 졸업 기준임!). 결국 TB 검사 없이 제출했음에도 졸업 임시 비자가 정상적으로 나온걸 보니 다른 지점에서 괜히 불필요한 검사를 요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4. 비자 승인 메일 도착

신체검사 후 3일만에 비자 승인 메일이 도착했다. 

총 소요 기간

- 미룬 기간: 한 달

- 실제 비자 신청 후 승인까지 걸린 시간: 일주일

휴 어쨌든 이제 불체자 신세 면함. 다음 생에는 밀리지 말고 미리미리 해야지🙂